갈 곳이 없어서 건물 현관을 노려봐
나 분명 거짓말쟁이니까
혼자여도 웃을 수 있겠지
'더 너를 알고 싶어' 같은 말을 듣고 싶어서
괜히 괴롭혀보고 싶어
서로의 거리를 모른 채
둘이서 눈부시게 함께 웃을 수 있었어
그래 그 때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
변명이랑 후회랑 쓸데없는 사족이 배어 찌그러진 실내화를 벗어던지고서
그도 그럴게 나 눈물이 많은데도
네 앞에선 눈물이 안나와
계속 너를 모른 채로 있었다면
분명 혼자라는 것도 모른 채 꿈을 꿨을텐데
욱씬거리는 얕은 상처를 비추는 복도
미래를 닫는 진로 지도실
하늘은 석양빛으로 나를 통째로 물들여
덮치고 부수고 짓누르고
그래도 괜찮으니까 닿아라
분명 나 거짓말쟁이니까
혼자여도 웃을 수 있는 거겠지
네가 더 질투해주길 바래
웃으면서 괜히 괴롭히고 싶어져
혼자서 외로워하는 신神이네
*
네가 기다리던 말던 달릴 거야
서로 헤어질 바에야
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..
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
어른은 아니야
솔직한 말을 내뱉을 수 있을 정도로
어린애도 아니야